[건강플러스] 잘 닦았다고 생각한 양치, 충치 예방엔 부족했다
“양치 하루 세 번, 꼼꼼히 하는데도 충치가 생깁니다.”
치과를 찾는 환자 중 절반 이상은 같은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심히’ 양치를 하긴 해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30년 경력의 김영진 치과 원장은 “양치를 아무리 자주 해도 방법이나 순서, 사용하는 도구가 잘못되면 충치를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가장 먼저 양치의 목적부터 알려준다고 했다. 단순히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충치의 주범인 **세균막(플라그)**을 제대로 제거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충치는 왜 생기나?
충치는 대부분 치아의 깊은 홈이나 틈새에서 시작된다. 이 부위는 칫솔모가 닿기 어려워 양치만으로는 제거가 힘들다. 김 원장은 “충치는 치아에 쌓인 세균이 당분과 만나 산을 생성하면서, 치아 법랑질을 부식시켜 생긴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플라그를 제거하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양치를 해도 충치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칫솔질만으로는 부족하며, 치아 홈 메우기(실란트) 시술이나 불소가 함유된 치약 사용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칫솔 고르는 법 – S.O.L.D 원칙 기억해야
올바른 칫솔질은 도구 선택에서부터 시작된다. 김 원장은 다음과 같은 ‘S.O.L.D’ 원칙을 제시했다.
- S (Soft): 부드러운 칫솔모를 선택해야 잇몸 손상을 줄일 수 있다.
- O (Open): 입을 충분히 벌려야 시야가 확보돼 정확한 칫솔질이 가능하다.
- L (Light): 하나씩, 가볍게 닦아야 효과적이다.
- D (Deep):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경계 부위까지 깊숙이 칫솔이 닿아야 한다.
이 외에도 그는 고무패드 손잡이나 너무 큰 칫솔머리, 끝이 뾰족한 미세모 칫솔은 피하라고 조언했다. 이런 제품은 힘 조절이 어려워 오히려 잇몸을 자극하거나 세균 제거 효율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치약은 향보다 ‘불소’가 중요
치약을 고를 때 많은 소비자들이 향이나 거품을 기준으로 삼지만, 전문가들은 불소 함량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치약은 불소가 있어야 비로소 충치 예방 효과가 있다”며 “일반 성인은 950ppm 이상의 불소 치약, 충치 이력이 많거나 노년층은 1450ppm 정도가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SLS(소듐 라우릴 설페이트)**라는 성분이 들어간 치약은 거품은 많지만, 구강 점막에 자극을 줄 수 있어 민감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효과 2배 만드는 양치 루틴
양치 전후 루틴도 중요하다.
- 치약은 콩알만큼만 사용
- 칫솔은 물에 가볍게 적신 뒤 사용
- 양치 후엔 물로 입을 헹구지 말기
입을 헹구지 않으면 불소가 치아 표면에 더 오래 남아, 보호막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최근 치과계에서도 강조하는 방법 중 하나다.
전동칫솔은 올려놓기만… 치실은 필수
전동칫솔을 사용할 때는 일반 칫솔처럼 문지르지 말고, 치아에 가볍게 올려놓기만 해도 된다. 오히려 강하게 밀면 잇몸을 다칠 수 있다고 김 원장은 설명한다. 칫솔질 시간보다는 한 개씩 정확하게 닦는 정확성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그리고 충치 예방의 핵심 중 하나는 바로 치실과 치간 칫솔이다. 칫솔로는 닿지 않는 어금니 사이 틈새에 쌓인 플라그는 충치와 잇몸질환의 주 원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치실 사용을 생략하고 있다.
아이에게 가장 먼저 알려주는 양치 습관은?
김 원장은 “아이에게는 ‘씹는 면부터 닦지 말고, 잇몸 경계부터 부드럽게 닦아야 한다’는 것을 가장 먼저 가르친다”고 말한다. 충치는 치아의 씹는 면보다는 치아 옆면이나 잇몸 경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올바른 양치 순서와 방향, 도구 선택법을 정확히 배우는 것이 평생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는 비결”이라며 “단순히 ‘양치해’라고 말하는 대신, 부모가 먼저 양치의 본질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리] 충치 예방을 위한 양치의 정석
- 양치의 목적은 음식물 제거가 아닌 플라그 제거
- 치실과 치간 칫솔 병행은 필수
- 불소 치약 사용과 칫솔질 순서 숙지가 중요
- 습관이 건강을 만든다, 양치도 예외는 아니다